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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인수인계의 대리 작성이 만드는 조직적 실패 여기 흔한 장면 하나를 보자관리자급 인사가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그에 따라 후임자가 오기 전에 인수인계서를 준비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무실 안에서 들리는 소리는 어딘가 이상합니다. "심리씨, 3년 치 자료들 알아서 찾아보고, 인수인계서 작성해서 새로 오시는 관리자 나팀장님께 보내주세요." 그렇게 인수인계서 문서를 작성하는 사람은 자리를 옮기는 당사자가 아니라,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실무 담당 직원이 되었습니다. 조직 안에서 이러한 장면은 조금씩 형태만 다를 뿐, 특별한 사건으로 취급되지는 않습니다. "잘 아는 사람이 정리하면 되지 않느냐"라는 논리는 어떻게 들으면 합리적(?)인 것 같기도 합니다. 다만 이 글은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 ..
비승진성 업무는 누구에게, 어떤 규칙으로 배분되는가 아무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 어느 조직에나 이런 일이 있습니다. 반드시 누군가는 해야 하는데, 해봐야 아무것도 남지 않는 일. 회의록 정리나 행사 준비, 각종 보고서 취합, 자료 정리, 조직이 굴러가려면 필요하지만 성과 평가표에는 한 줄도 안 잡히는 그런 일들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질문이 하나 생깁니다. 도대체 그 일은 어떤 기준으로 누구에게 가는가? 대부분의 사람은 이 질문을 우연이나 상황의 문제로 여깁니다. "그때 마침 내가 그 자리에 있어서", "다들 바빠서", "내가 그 업무를 조금이라도 더 아니까"라는 상황에서 답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조직행동 연구가 축적해 온 결과는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이 배분에는 규칙이 있고, 그 규칙은 ..
자기 분석 검사의 한계와, 커리어 불안이 반복되는 심리학적 이유우리가 검사에 기대하는 것취업이 막히거나 이직이 두렵거나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MBTI를 다시 해보거나, 강점검사를 찾아보거나, 애니어그램을 찾아보는 그런 것들이다.물론 이해는 된다. 뭔가 명확한 답이 있을 것 같고, 나를 정확히 짚어주는 한 문장이 모든 걸 정리해 줄 것 같은 기분이 드니까. 그래서 검사 결과를 받아 들고 "맞아, 나 이런 사람이지", "완전 정확한데?"라고 고개를 끄덕인다.하지만 며칠 후 현실은 그대로다. 커리어 고민도 여전히 이어진다.왜 그런 걸까? 검사가 틀린 걸까, 아니면 내가 잘못 읽은 걸까?MBTI는 무엇을 측정하는가MBTI는 칼 융의 심리 유형론을 기반으로 개발된 ..
한국 사회에서 우리는 자주 강렬한 감정들과 마주한다. 분노, 슬픔, 외로움, 공포와 같은 감정들이다. 뉴스를 틀면 어김없이 터지는 사건들 속에서, '도대체 왜 이렇게 세상이 예민해졌을까?'라는 물음이 떠오를 때가 많다. 하지만 리사 펠드먼 배럿의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읽고 난 후, 나는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을 얻게 되었다. '감정은 본능이 아니라, 뇌가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내용을 접했을 때, 그 충격은 꽤 오래 머물렀다. 감정은 그냥 '느끼는 것'이라고 여겨왔지만, 감정은 신체 감각, 언어, 문화, 뇌의 예측 작용 모두가 결합된 결과물이라는 설명은 낯설면서도 설득력 있었기 때문이다. 배럿은 감정을 설명하는 데 있어, 뇌과학과 심리학의 최전선을 연결한다. 그녀의 '감정 구성 이론(The..
누군가 말했다. "우리는 아프지 않은 척하며 살아가지만, 그 아픔은 우리의 뇌 어딘가에 분명히 기록되어 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고통'이라는 감각은 마음속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단지 '뇌 세포 몇 개가 특정한 방식으로 발화하는 물리적 사건'일지도 모른다. 영국의 철학자 존 제이미슨 카스웰 스마트(John Jamieson Carwsell Smart)는 말했다. "감각은 그저 뇌의 상태일 뿐이다" 즉, 누군가가 손을 데고 "뜨거워!"라고 외칠 때,그 감각은 신비롭거나 어떤 영혼적인 것이 아니라, 'C-fiber'라고 불리는 신경이 흥분한 뇌의 물리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C-fiber의 흥분은, 당시 뇌과학 용어로 쓰였다). 스마트는 '감각은 뇌의 상태'라는 명제를 통해,정신 ..
우리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본다 - 주의 편향 이야기 팀 회의를 위해 한 회의실 안에 모여 앉아 있다.그중 딱 한 사람, 얼마 전 당신과 의견 대립이 있었던 그 사람이 말을 꺼낸다. "저는 이 방향으로 진행하면 더 효율적일 것 같습니다." 근데 왜인지 모르게, 말투가 싹수없게 들린다.그 말이 맞는 말이라는 건 알지만, 마음은 이미 벽을 쳤다. 심지어 회의가 끝나고 나서도 그 사람의 말투만 계속 머릿속에 재생되어 거슬린다. 마음이 간 곳에 눈이 간다 심리학에 '주의 편향(Attentional Bias)'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뇌는 모든 걸 똑같이 보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결국, 내 마음이 관심, 주의를 둔 쪽으로 먼저 보고, 더 자주 보고,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