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에 가고 싶지 않았던 그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 / 유현준 교수, 건축 디자인, 유튜브 강의
처음 서울로 7017이 완공되었던 때가 기억납니다.

당시에는 정말 새로운 변화였다고 생각했고 그만큼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동료들과 산책을 하면서 꽤나 괜찮은 산책로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서울로를 방문했던 이유는 1) 회사 앞에 있었다 2) 산책을 할 예정이었다 이 두 가지가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그 외의 시간에는 한 번도 서울로를 방문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최근에, 일정이 있어 가족들과 명동에 들렀는데 "오랜만에 서울로나 가볼까?"라는 가족의 말에 단번에 "거길 뭐하러 가?"라고 말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결국 서울에서 대대적으로 만들었던 그 서울로 7017은 '갈 이유가 없는 곳'이었던 것입니다. 특히 저에게는 더욱 말이죠.

당시에는 '그냥 할 것이 별로 없어서'라고만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가고 싶지 않은 이유를 깊이 있게 생각해보지를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장 최근에 유튜브에서 유현준 교수님의 영상을 보고 정확한 원인을 깨달았습니다.
서울로 7017에는, 접점이 되는 건물도 없고 서울역 주변 풍경을 구경하는 데 방해가 되는 요인들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큰 도로를 가로 지르는 그다지 볼 게 없는 '재미가 없는' 다리였던 것입니다.
교수님께서 말씀 하신 것처럼 서울로는 서울역을 끼고 도로를 가로 지르는 진로나 위치는 풍경을 구경하기에는 좋지만, 서울로로 바로 연결되는 건물도 별로 없고, 또 풍경을 구경하는 데 방해가 되는 풀이나 나무들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서울로 같은 경우에는, 직접적으로 연결된 쇼핑, 카페, 식사 등이 가능한 건물들이 많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게 현재로써 어렵다면, 다리 위에서 사람들이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놀이거리를 제공하거나, 간단하게 먹고 마실 수 있는 커피 또는 맥주 등을 판매하는 포장마차식의 간이 펍 등이 있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게 놀거리와 먹을거리 등이 다양하게 주어진다면, 지금보다는 많은 사람이 더 자주 찾아 가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역사적 가치가 크고 아름다운 서울역의 풍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서울로가, 지금과 같은 통행로에 그치지 않고 외국인들도 한 번씩은 꼭 방문하는 곳으로 탈바꿈 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