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함 내려놓기, 예민함에 휘둘릴 것인가 휘두를 것인가
예민한 사람들은,
그 예민함으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그 누구보다 자신이 상처를 입는 때가 더 많습니다.
나의 예민함이 외부를 향해 뻗어 나가기도 하지만,
때때로는 스스로에게 향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민한 사람 중에는 완벽주의자도 많습니다.
예민한 부분을 건드리는 상황이나 결과를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에,
조금의 실수나 오류도 범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 완벽함을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적용하여,
자신에게 관대하지 못한 안타까운 상황이 나타나고 그에 따라 자신에게 상처를 남기기도 합니다.
저 또한 예민한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마음을 잘 알 것 같습니다.
"도대체 나는 왜 이렇게 예민한 걸까?"

그렇다면, 예민한 것이 나쁜 것일까요?
아니요, 예민함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예민한 사람은, 그 예민함 덕분에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 작고 소중한 것들을 발견하기도 하고,
다들 알아채지 못한 불편함이나 아쉬운 부분을 빠르게 캐치하여 개선하는 일에 능합니다.
주로 '프로 불편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이러한 예민한 성향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주변 환경과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정도의 막가파(?) 불편러라면 때에 따라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적절한 때와 장소에서 의견을 표출하는 평균의(?) 불편러들은 주변 환경과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에 좋은 영향력을 행사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만 비추어 봐도,
예민함을 기반으로 한 불편러들은, 우리가 조금씩 나아진 세상을 만들어 살아가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구성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예민한 사람들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예민함에는 부작용이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예민함이 자신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면,
예민함은 곧 질병으로 모습을 바꿔 공격해 온다.
예민한 사람은 다양한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우리 스스로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 통제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건드려진 예민함이 스트레스로 변하고, 그 스트레스는 우리의 몸 구석구석을 아프게 만듭니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스트레스에 자주 노출되는 경우에는 여러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신경성 위장질환과 역류성 위 질환, 식도염, 만성 두통 및 근육통 등이 있습니다.

저 또한 신경성 위장질환을 겪어 본 적이 있습니다.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나 면접 등을 앞두고 있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에 놓이면, 속이 울렁거리고 배가 아파졌거든요. 그리고 그 상황이 모두 종료되면 그 증상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는 했습니다. 만약 살면서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스트레스로 인해 다양한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덜 예민한 사람들보다 눈에 띄게 커질 것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내려놓고부터는 저는 그런 증상을 거의 겪지 않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내려놓는다는 것은, '포기'의 의미가 아니라 '노력'에 가까운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제 그런 상황이 되면, '어차피 안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해야 하는 건데, 열심히 준비하면 잘 되겠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도 안 되면?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지'하고 생각을 정리합니다. 그러면 저의 집중력은 '일이 잘못되면 어떡하지'가 아니라 '일단 열심히 해 보자'에 쏠리게 되고, 자연스럽게 결과는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또, 필요하다면 때때로 배짱을 부리기도 합니다. '열심히 했는데도 안 된 걸 뭐 어떻게 하라고? 이번에 뭐가 잘못됐는 지 알았으니까 다음에 더 잘할 수도 있잖아!' 라고 말이죠. 원래 실수와 실패를 거듭하면서 사람은 성장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처음부터 무엇이든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정말 대단하신거죠!)

각설하고, 예민해서 스트레스를 잘 받는 분들이라면 이처럼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하게 낙관적으로 생각하라거나 배짱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보고 따라오는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그 이후에, 성공하면 자신에게 찬사를 보내 주면 되고, 실패하면 스스로 문제를 진단하고 다음번에 더 잘하면 됩니다.
그러니 예민함이 스트레스로 모습을 바꿔 공격해 온다면, 긍정적인 생각과 노력 그리고 적당한 배짱으로 그 스트레스를 꼭 이겨내 보시기를 바랍니다.

<예민함 내려놓기>는 '예민함'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예민한 사람들에게는 곧 자신을 이해하는 것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예민함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라면,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예민함이 도대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조절하고 관리할 수 있을지 등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이 책에는 '원치 않는 자극에 대처하는 원칙'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자극량을 줄인다, 자극을 루틴으로 만든다, 한계를 넘지 않는다 등의 원칙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대처 방법 외에도 미리 알아 두면 좋을 만한 내용도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정말 유익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스스로가 예민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리고 그 예민함으로 인해 많은 부분에서 힘든 일을 겪고 있다면,
한 번쯤은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예민함이라는 것도 잘 알고 또 잘 다룰 수만 있다면, 단점이 아니라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